일상/맛집

서울역 태향 볶음형제 볶음탕수육 볶음짬뽕 내돈내산 후기

씽형 2024. 5. 3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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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창한 여름이 다가오는 날 퇴근 후 약속이 생겼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우리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살짝 핫했던 볶음탕수육을 먹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고, 지인의 추천을 받아 서울역 근처에 있는 바로 이곳을 가보기로 했다.

태향

영업시간
월 - 금 : 11:00 ~ 20:30 (L.0 20:00)

토 - 일 : 11:00 ~ 18:30 (L.0 18:00)

▼위치

을지로에서 서울역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필자는 약속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바람을 느끼며 걸어갔다. 가는 길에 명동도 지나고 남대문도 지나고, 퇴근 후의 걸음걸이는 참으로 가볍고 신났다. 실제 태향은 서울역 10번, 11번 출구에서 가까이에 있으니 지도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걷다가 남산이 보여서 한 컷 찍어보았다. 맑은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태향의 입구에 도착했다.

외관

여기가 맞나 싶은 골목에 위치한 태향이었다. 언뜻보면, 그냥 평범한 오래된 중국집이었다. 아니 실제로도 그렇긴 하다. 일행을 기다리면서 메뉴를 살펴봤는데, 굳이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도, 외부에 메뉴판이 있어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외부메뉴판

한문으로도 하나하나 다 써있기도 하고, 뭔가 전문 중국집의 향기가 조금 났다. 살짝 지저분해진 메뉴판마저 세월과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달까. 자리를 잡고자 1층에 들어가 봤다.

1층 내부

1층은 중국집의 느낌보단 뭔가 양꼬치집의 분위기가 더 강했다. 실제로 양꼬치, 양갈비 드시는 분들이 주로 앉아계시는 듯했다. 우리는 탕수육과 단품메뉴를 먹을 것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2층으로 안내받았다. 1층에서 나와서 건물 우측으로 가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태향 2층

2층을 딱 올라가니 "오호~" 편안한 듯 낯선 느낌의 공간이 펼쳐졌다. 2층에서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고, 식탁도 엔틱하면서 묵직한 그런 느낌이 있었고,  의자도 1인석이 아닌 거의 2인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안내받았다. 자리에 앉으니 식탁에 캡처된 거의 24가지의 음식들이 나를 맞이했고, 아무것도 시키지는 않았지만, 단무지를 주셨다. 일단, 메뉴판에서 무엇을 먹을지 골라봤다.

메뉴판

다른 건 모르겠지만, 메뉴하나는 진~~짜 많다. 필자는 중식메뉴 기본적인 것 밖에 잘 모르지만, 무엇을 찾으시든 간에 여기에는 다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일단 가장 먹고 싶었던 볶음탕수육(소)과 인터넷상에서 핫하디 핫한 볶음 짬뽕을 시켰다. 그렇게 메뉴판과의 이별을 한 뒤, 옆테이블을 봤는데, 진짜 모든 메뉴가 양이 어마어마했다. 두 분이서 메뉴 3개를 시키셨는데, 결과적으로는 남기셨고, 옆에서 봤을 때 정말 다 먹기 힘든 양이기도했다. 우리는 무리하지 않기 위해 2개만 시켰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렸다.

짜사이

짜사이가 생각보단 짜지 않고 오물오물 먹을만했다. 개인적으로는 짜장면을 먹을 때 더 조합이 좋다고 생각하는 짜사이지만, 오늘은 탕수육과의 조합이니 기대가 되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2층에 직원분이 한분 계셨는데, 혼자서 10군데 이상의 테이블을 감당하시느라 바빠 보이셨다. 그렇게 주변도 살펴보고, 일행과 오늘하루를 공유하던 와중에 우리의 메뉴가 나왔다.

탕수육(소)

먼저 양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게 정녕 작은 사이즈의 양이란 말인가 싶었다. 튀김옷에 윤기 나는 탕수육소스가 볶아져서 나오는데, 일단 상당히 맛깔스러워 보였다. 한입 베어 물어 쏙 먹어 봤는데, 튀김옷이 두껍지 않은 점, 바삭한 느낌보단 볶음의 느낌이라 살짝 쫀득과 바삭의 사이인 식감, 당연히 달지만, 과하진 않은 부분 등 너무 맛있게 먹었다.

볶음짬뽕

볶음 짬뽕도 탕수육과 마찬가지로 양과 비주얼에서 시선을 확 끌어버렸다. 탕수육은 '소'자에 놀랐다면, 볶음짬뽕은 이게 8,000원 인 것에 놀랐다. 그리고 해산물도 꽤나 많이 들었고, 약간 매콤함이 있어서, 탕수육과도 잘 어울렸다. 언듯 보면 좀 대충 만든 느낌도 있을 수 있지만, 맛있으니 그건 됐고, 사람들이 왜 태향에서 많고 많은 가성비 음식 중에 볶음짬뽕을 그렇게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아주 천천히 음미하며, 주문한 2가지 메뉴는 깔끔히 정복하였다. 음식값만 합하여 23,000원이었는데, 이 값에 두 사람이 이렇게 맛있고 든든하게 먹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서울역에 온다면 한 번쯤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중국집이었다. 혹시나 중식집을 찾으신다면, 맛있는 볶음탕수육을 찾고 계신다면,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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