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를 놀러 갔다가 한양대 쪽이 아닌 행당동 쪽을 가보기로 했다. 아주 예전에 한번 와본 기억이 있는데, 처음에는 여기가 어디지 했다가 조금 걷다 보니 떠올랐다. 행당동 먹자골목(?)이라고 해야 할까 유독 활성화된 구역이 있는데, 거기서 어디를 갈까 고민 끝에 간 이곳이다.
소나무
▼영업시간▼
매일 : 15:00 ~ 22:30
▼위치▼
이름부터 느껴지는 맛집의 향기랄까. 국내산 한우 소갈비를 파는 곳이었다. 행당 먹자골목 초입즘에 위치해 있는데,행당역 2번 출구,와 왕십리역 10번 출구 사이에 있으며 왕십리역에서 더 가깝다.
외관
평범한 가게의 외부였지만, 사람이 가득차있었고, 우리 앞에 2팀이 대기 중이었다. 가게는 적당한 크기였고, 가게의 외부보다 밖에 걸린 입간판이 더 눈에 들어왔다. 한우 1++ 최상급 특수부위, 진갈비살, 꽃갈비살, 살치살 100g 19,000원! 사실 필자는 한우 갈비살을 많이 먹어본 편은 아니라서 이 가격이 괜찮은 가격인지는 잘 몰랐다. 100g에 2만 원이면,,, 한우라 그렇긴 하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무튼 약간 묘하긴 했다.
내부
사람이 많아 조금 불편하실까 봐 내부를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근데, 내부는 아담하다. 입구 들어가는 걸 기준으로 오른쪽 면이 넓어 보여서 오오 넓네!라고 생각했는데, 거울로 되어있어서 확장되어 보였던 거였다.^^ 거울에 속고 말았다. 딱히 웨이팅 시스템이 없고, 앞에있는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면된다.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혼잡이 생길 것 같아 괜스레 우려스러웠다. 어느덧 우리차례가 되어서 자리에 앉았는데, 메뉴가 고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바로 반찬 세팅과 불이 후루루룩 들어왔다.
메뉴판
필자의 일행은 처음에 한우소갈비살 소금과 양념을 하나씩 시켰다. 과연 어떤 맛일지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옆테이블에서 드시던 손님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세팅된 상모습
한분이 본인은 마장동을 포함해 이곳저곳 소갈비살을 먹어보았는데, 이 정도면 정말 맛있는거라고 극찬을 하시며 계속 더시키자고 같이 온 일행분을 꼬득이고 계셨다. 근데 느낌상 다른 일행분은 가격을 고민하시는지, 이정도면 많이 먹었다고 먹던 술만 먹고 그만 먹자고 얼굴이 벌게져 실랑이하시는 모습이었다. 별 대화 아닌듯 하지만, 이게 삶인가 싶었다. 무튼, 상세팅과 불을 놔주신 후에 고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탕그릇이 하나 들어왔다.
한우선지해장국
이 한우선지해장국이 일품이었다. 그냥 기본으로 나오는 선지해장국이었지만, 간도 짜거나 세지 않아 너무 좋았고 선지도 아주 푸짐했다. 뜨근하니 고기 먹기 전 속도 달래주고, 적당히 칼칼하니 느끼함도 달래주는 최고의 해장국이었다. 전날 술을 먹어도 숙취해소에도 좋을 것 같았다. 선지도 아주 큼지막하게 들어있는데, 우리는 선지를 가리 않고 다 먹기 때문에 우리에게 최고의 기본 해장국이었다. 그렇게 선지 덩이를 한 입 두 입 먹고 있는데, 드디어 메인메뉴가 나왔다.
한우 소갈비살
솔직하게 양은 좀 띠용 했지만, 비주얼은 좋았다. 고기의 빛깔이랄까, 기름기와 살코기의 뒤섞인 무늬가 아주 맛스러워 보였다. 이게 사진으로 봤을 때 구분하기 아리송한데, 잘게 썰린 파가 더 올라가져 있는 게 소금이고, 작작하게 기름칠이 되어있는 게 양념이다.
고운 빛깔을 보고 있자니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한 점 한 점 정말 정성스레 구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벌써 조금의 소금과 고추냉이를 찍어먹을 생각을 하니 행복함이 가득 느껴졌다. 드디어 한 점을 굽기 시작했다.
불이 조금 세서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마치 치즈가 녹듯 갈비살은 숯불 위에서 육즙을 뿜어냈다. 평소 소고기를 미디엄레어로 먹는 필자에게는 정말 금방금방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화도 중단한 채 굽는 것에 집중하였고, 드디어 첫 소갈비를 나누어 먹었다.
이제와서 보니 조금 흔들렸... 겉은 숯불향을 묻히듯, 속은 육즙이 빠져 나가기 전 우리의 접시로 옮겨왔다. 진짜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이런 표현이구나 싶긴 했다. 갈비살이라 그런지 조금 기름지긴 하였으나, 소금을 아주 조금 간하여 먹으니 딱 좋았다. 다만 2인분 200g 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려서 너무 슬펐다. 그렇게 우리는 소금과 양념을 한판씩 더 주문했다.
왜 두 번 먹어도 맛있을까. 10번 먹어도 맛있을까? 계속 맛있었다. 2판째 먹다 보니 왜인지 모르겠으나 배가 조금 차긴 해서 놀랐다. 선지해장국을 먹어서 그런 건지, 갈비살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져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는 마무리를 위한 물냉 같은 비빔냉면도 시켰다.
비빔냉면(feat. 육수추가)
비냉은 적당히 시원하고 생각보다 간이 삼삼하니 무난했다. 소고기와 함께 싸 먹어도 맛있었지만, 따로 먹는 게 각자의 맛을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오랜 시간을 머물러 있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부드럽고, 달콤하지 않은 달콤함이 느껴졌던 행당동의 소나무 식당이었다. 숯불에 구워지는 것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와 얼큰한 선지해장국까지 만족스러웠다. 먹다 보면 가격이 조금은 부담스러워질 수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먹어볼 법한 식당이었다. 행당동에서 목에 제대로 기름칠 한번 하고 싶을 때, 한번 고려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 왕십리 근처 맛집이나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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