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근무하여 자주 먹는 지인과 함께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 지인의 선택지에서 별로였던 적은 없었기에 이번에도 믿고 맡겨보았다. 더운 여름도 다가오고 있고 시원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었다. "여기 한번 가보자"라는 말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가까운 곳으로 가서 일단 좋았던 이곳이다.
오부자
▼영업시간▼
월 - 금 : 11:00 ~ 19:00
정기휴무 : 토, 일요일
▼위치▼
을지로와 종로 직장인들이 포진되어 있는 종각, 종삼, 을삼, 을입 4개 역 거의 정가운데 장교빌딩 7층에 위치해 있다. 정말 필자도 근처에서 일하지만, 장교빌딩 7층에 음식점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외부인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으니 걱정 말고 올라가시면 되겠다.
외관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지만, 7층으로 올라가면 식당들이 나오는데 모퉁이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정겨운 한식을 팔 것만 같은 가게가 보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가게 자체가 건강한 느낌이 물씬 나고, 파란 글씨로 쓰인 오부자라는 단어도 맛집의 분위기를 풍겼다. 11시 30분이 되자마자 사무실을 나와 서둘러 걸어갔는데, 이미 장교빌딩 사람들인지 모르겠지만, 꽤나 줄이 있었다. 우리는 3번째 정도였고, 2인이라서 생각보다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메뉴판
오부자 상차림으로 되어있는 메뉴판이다. 처음보는 국밥인 만두국밥도 팔고, 조금은 생소한 카레라이스도 판다. 마치 김밥천국에 있을 법한 느낌이지만, 다를 것이 분명한 직감이 왔다. 무튼, 필자와 일행은 콩국수가 당겼기 때문에 냉깨콩국수를 시켰다. 하절기에만 먹을 수 있기에 더욱 신이 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가격도 착해서 완전 따봉이다.
원산지표시판
소고기를 제외하고는 전부 국내산인 것도 마음이 놓였다. 어딘가 조금은 무서운 깨콩국수의 글씨였지만, 그만큼 강조하고 싶으신 사장님의 마음이 있을것이라 생각해 본다. 기다리고 있을 때, 다른 기다리는 손님분들이 만두를 시키려고 하자, 사장님이 바쁠 때는 만두를 찌는 게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지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도 처음엔 만두를 시키려고 하였으나, 시키지 못했다.
내부
거의 가득찬 인원에 다들 식사를 하고 계셔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하지만 뭐 외부와 내부를 나눌 필요 없이 거의 하나다. 생각보다는 크지 않지만, 나름 최대한 많이 수용하시기 위해 자리 배치를 하신 것 같았다. 앉은 걸 보셔서 아시겠지만, 단체석(?)도 가능하다. 필자일행은 2인석에 안내를 받아 앉았다.
기본 상차림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달달한 간장콩과 삶은계란이 나온다. 깍두기는 달달하고 시원하고 아삭하니 완전 필자 스타일이었다. 맛깍두기라고 표현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다. 김치는 완전 겉절이로 칼국수나 콩국수 드실 때 겉절이를 드시는 분들에게는 딱이다. 필자는 깍두기를, 같이 간 지인은 겉절이를 거의 메인으로 먹었던 것 같다. 결론은, 둘 다 맛있었다. 삶은 계란은 왜 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콩국수를 먹기 전 위에게 일할 준비를 시키기엔 좋았고, 완전식품인 삶은 계란이라 더 좋았다. 생수통도 정말 생수통 그 자체...^^
냉깨콩국수
은은한 미숫가루 색상을 띠는 깨콩국수의 비주얼에서 먹기도 전에 이건 찐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물을 한입 먹었는데 일단 아주 시원하진 않았지만, 적당한 냉기가 있었고, 꾸덕하진 않지만 먹기 좋게 갈린 콩들이 느껴지는 진함이 있었다. 정말 고소하고 구수한 깊은 맛이 나는 콩국물이었다. 생기 있는 면들도 뭉친 것 없이 쉽게 술술 들어갔다. 그리고 콩국수에 아무것도 더 첨가하지 않았는데도, 김치와 깍두기에 먹으니 아주 딱 좋았다.
요즘 수전증이 생겼는지 전날 운동을 해서 그런 건지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찍을 때마다 흔들리곤 한다.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즈음 사장님이 오셔서 지금 만두 가능한데 혹시 시킬 건지 물어보셨다.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시키겠다고 했고, 뭔가 만두도 맛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필자는 10,20대 때는 사실 콩국수를 먹지 못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먹을 수는 있었으나 먹지 않았다. 콩의 진가를 몰라봤달까. 밍밍하고 별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어느 순간 콩국수의 고소함과 진함, 그리고 다 먹었을 때의 그 든든함을 깨달아 버렸다. 장교빌딩 7층의 오부자 냉깨콩국수도 필자에게 그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롱만두
처음에는 롱만두가 아니라 통만두인 줄 알았는데, 이름도 신기한 롱만두였다. 근데 이름에 걸맞게 정말 롱~만두다. 겉은 야들야들하고 속은 나름 알차게 들어있었는데, 엄청 우와~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난히 콩국수와 곁들여 먹기에 딱 알맞은 만두였다.
우리는 이런저런 일상을 이야기하며, 서로 콩국물 묻혀가며 맛있게 배부른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먹은 콩국수라 더욱더 맛있었던 것 같고, 회사 근처 이렇게 찐 맛집을 찾게 되어 아주 기뻤다. 혹시나 콩국수를 좋아하시거나, 먹어보지 않았으나 진한 콩국물의 맛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에게 꼭 한번 추천드리고 싶다. 그리고 다른 손님분들은 카레라이스도 많이 드셨는데, 카레라이스와 만두국밥도 다음에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불편함 없이 맛있었던 정말 아는 사람만 알법한 숨겨진 맛집 오부자였다.
▼ 종로,을지로 근처 다른 맛집이나 카페를 찾는다면
(※블로그 내 검색하시면 더 많은 종로, 을지로 맛집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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