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토요일 아버지와 함께 집 근처 산책하던 코스로 둘레길을 걸었다. 상쾌한 둘레길을 걸은 뒤에 땀도 식히고 오랜만에 부자지간 대화를 위해 근처 카페를 찾아 헤매던 중, 지난번에 친구와 함께 갔던 조금은 특이했던 카페가 기억이 나서 찾아간 이곳이다.
프리롤 카페
▼영업시간▼
월 - 금 : 08:30 ~ 22:00
토 - 일 : 11:00 ~ 22:00
▼위치▼
불광역 2번 출구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기도 하고 통창이라 찾기도 쉽다. 불광역 근처에 은근 카페가 참 많은데, 프리롤만한 카페가 거의 없다. 해당 역 바로 앞에는 아주 큰 메가커피도 있지만, 개인커피숍은 또 그만의 매력이 있는 법.
외관
아치형 통창으로 인테리어 된 화이트톤의 벽 위로 Free Roll 의 약자인 FR이 적혀있다.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라 거부감없이 들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불광역은 북한산 근처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등산객이 많다. 등산을 하는건 좋은데 등산 후 흥건하게 한잔 적시신 분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인지 프리롤 입구에는 음주하신 손님을 받지 않는 멘트가 적혀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든다.
프리롤 1층 카운터
그레이톤 베이스로 깔끔하면서도 은은하게 인테리어된 프리롤의 내부모습이다. 프리롤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롤계단이 눈에 들어오는데, 2층에서 좀 더 한적한 여유를 느끼기 위해 아버지께 주문을 받은 후 먼저 올라가시라고 한 뒤 필자가 음료를 가지고 올라가기로 했다.
메뉴판
필자는 언제나처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고, 아버지는 달달한 걸 드시려고 하셨으나,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시럽 3번 넣어달라고 주문하셨다. 아무것도 먹지 않을까 하다가 나름 운동을 하고 왔기 때문에 에그타르트 하나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있는 와중에, 1시쯤 되어서 그런지 점심을 마치신 손님분들께서 대거 입장하셨다.
1층 내부
깔끔해 보이는 책장과 프리롤의 시그니처 롤계단 뒤에 있는 공간도 한번 찍어봤다. 뒤에 있는 공간은 화장실 가는 길인데, 앉으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프리롤 롤계단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이 건물 밖에 있는 것이 아닌 프리롤카페는 특이하게도 가운데에 있다. 사실 보기에는 꽤나 근사해 보이는 것도 맞지만, 계단폭이 좁아서 올라갈 때 마냥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쁘고 멋있긴 하다. 프리롤 카페의 단점은 일단 진동벨이 없어서 언제 나의 메뉴가 나올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1층에서 항시대기 해야 한다. 무튼, 그렇게 우리의 메뉴도 나왔고, 시그니처 롤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갔다.
2층 내부
2층에 올라가면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철제 의자와 책상, 그리고 전체적인 칼러감이 조화로우면서도, 1층도 마찬가지였지만, 좌석 간의 간격이 여유롭게 느껴져서 그런지 공간이 넓어 보였다. 토요일 오후였는데, 카페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여서 약간의 자극을 받았다.
1층처럼 완전한 통창은 아니지만, 2층도 나름 큰 창으로 밝은 외부를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아래는 볼 수 없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창을 통에 들어오는 햇살이 나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었다. 나른하게 한잠 때리고 싶은 오후였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햇살 들어온 창문을 생각하니 나른해지고 괜스레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아버지와 나는 각자의 방식으로 멍을 때리다가 눈앞에 있는 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역시 시원한 게 최고다. 늘 그렇지만 아아는 맛을 느낀다기보단 시원함에 기쁨을 얻는 것 같다. 아버지도 한잔을 깊게 들이켜시고 갈증이 날아가는 표정을 보이셨는데 프리롤로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그타르트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작은 에그타르트였다. 적당히 달달하니 맛있었고,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이지만, 아까워서 4등분 해서 먹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에그타르트의 조합, 그리고 시원했던 2층 환경은 커다란 그늘막에서의 쉼 같았다.
불광역 근처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조금 있으나 개인카페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이 정도 크기에 카페는 드물다. 그래서 그런지 프리롤이 더 반갑게 느껴졌고, 카공족이 오기에도 꽤나 만족스러울 곳인 것 같았다. 불광역에서 쉼을 찾을 때 한번쯤 고려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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